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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배우 주변인물 증언 & 소지품
    2차 조사 2024. 4. 19. 01:20

     

     

     

     

     

    [천배우 매니저, 배우, 의상팀 스탭 증언]

     

    천배우 매니저: 배우요?

    배우는……음…… 오늘 컨디션이 많이 안 좋았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근성이 있는 애라 오늘 무대는 끝까지 연기했습니다.

     

     

    탐정보조: …라고 매니저는 증언했습니다.

     

     

    노연기: 매니저가 그래요? 아니, 살인 사건 용의자인데 그걸 그렇게 말하면 어쩐데요?

    안되겠네. 내가 진실을 밝혀야겠어요!

    (비장한 목소리로) 천배우씨, 독충의 밤 후반부에…… 극장에 없었어요!

    대본을 보시면요, 마지막 엔딩 씬이 여주인공과 남주인공이 하얀 천 뒤에서 실루엣만 보이는 상태로

    춤을 추는 장면이거든요? 꽤 긴 장면인데…… 오늘 그 부분, 제가 연기한 거에요.

    왜긴요? 천배우씨가 연극 막바지에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서는,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았거든요!

    배우들도, 스태프들도, 난리도 아니었어요. 제가 대신 연기하는 동안 천배우씨는 화장실에 갔다고 들었는데.

    듣기로는 꽤 오랫동안 내려오지 않았다고 해요.

     

     

     

    주의상: 그……조사? 질문? 뭐 아무튼? 대답할게요?

    그러니까…… 크흠! 오늘 정말…… 갑자기 그런 일이 벌어져서 너무 다, 당황스러웠고요!

    그러니까, 소품실, 의상실, 그, 저희 스태프들이 이용하는 공간? 그게 이 건물 네 곳에 있거든요?

    저 거기 많이 헷갈리는데, 아니 저만 헤, 헷갈리는 게 아니라 헷갈리는 사람들 많고요, 그, 아무튼?

    "독충의 밤" 소품이랑 의상은 1층에서 쓰는 걸로, (목이 점점 메이는 중이다)

    그러니까 A 101, 102호에서만, 앞으로 통일해서 쓰는 거로……

    그러니까 통일한다는 게 무슨 말이냐면……

     

     

    탐정 보조: 천천히, 천천히 말씀하세요.

     

     

    주의상: 아, 저 잠깐 물 좀 마실게요.

    죄송해요, 죄송해요.

     

     

    탐정 보조: 아닙니다. 호흡을 가다듬고 천천히 말씀 하세요.

     

     

    주의상: 2층 소품실과 의상실은 왕래가 없다는 얘기였어요. 원래 당일 공연에 필요한 건

    대부분 1층에 구비해 두니까요. 그런데 오늘 갑자기, 연극 도중에 여주인공 웨딩드레스 여분이 필요하다는데,

    하필 노연기님이 입는 웨딩드레스를 오늘 의상 팀에서 수선 중이어서, 땜 빵으로 입을 게 필요해 진 거에요!

    어차피 마지막 씬은 실루엣만 보이니까, 꼭 딱 맞은 거 입지 않아도 되잖아요.

    그래서 제가 2층 뛰어가서 의상실에서 웨딩드레스 챙겨 가지고 나왔는데,

    급하게 나오느라 문을 못 잠그고 나왔어요. 그때가 11시 48분이었을 거에요.

    아, 2층 소품실이랑 의상실은 평소에 문이 잠겨 있어요. 연극 제작팀만 가지고 다니는 카드키로 열 수 있죠.

    그러니까 제 말은, 2층 의상실은 저 때문에 열린 거지만 2층 소품실은 연극 제작팀 중에 다른 누군가가 열었다는 거에요.

     

     

    탐정 보조: (카드키 소유자 목록을 확인하고 있다.) 용의자 중에 카드키를 소유한 사람은 없다...?

     

     

     

    [카드키 소유자 목록]

    김교수

    주의상

    안연출

    지감독

    김조명

     

     

     

     

    주의상: 참...!

     

    탐정 보조: 또 무언가 있나요??

     

    주의상: 중요하진 않을 것 같은데.... 그, 시신 머리 위에 있었다는 그 포스터요, 왼쪽 캐비닛에 오늘 아침에 넣어둔 거였거든요? 그게 마침 그렇게 쓰였다니까... 어쩐지 묘해서요.

     

    탐정 보조: ...!! 고맙습니다, 중요한 얘기들을 많이 해주신 것 같습니다.

     

    주의상: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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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배우의 가방]

     

    가방에서 김교수의 인터뷰 내용이 프린트 된 종이가 발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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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작가님 자기 소개 부탁 드립니다.

     

    신작 “독충의 밤” 작가 김교수 입니다.

     

    Q) 고래와 밤바다와 나무소리로 장르 문학의 초신성으로 떠오른 작가님이신데요!

    이번 작품도 금방 쓰셨다고 들었습니다.

     

    금방은 아닙니다. 틈틈이 떠오르는 생각들을 적으며 쌓아 오고 있었고, 그 생각들을 정리하며

    이야기를 만들었을 뿐이에요. 천재의 발상이 아니라 노력의 결실입니다.

     

    Q) “독충의 밤” 은 이번에 연극으로도 기획하셨는데, 어떻게 연극을 만들게 되었는지요?

     

    심리묘사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전작들과 달리, 독충의 밤의 역동적인 전개는 연극으로 만들면 괜찮겠다 싶더라고요. 마침 하늘 재단 이사장님이 제 팬이셔서 새로 개관하는 아트 홀에서 제 작품을 원작으로 한 공연을 꾸몄으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저보다도 더 제 작품에 애정을 가져 주셔서 감사할 따름이었습니다.

     

    Q) 작가님은 어디서 주로 영감을 받는 편이신가요?

     

    주로 산에서요. 저는 산에 오르는 걸 정말 좋아하거든요.

    나무소리도, 고래와 밤바다도, 독충의 밤도. 산의 정상에 올라 경치를 바라보며 떠오른 이야기들 이었습니다.

     

    Q) 그래도 날씨가 안 좋을 때나, 산에 오르기 힘들 때도 있으실 텐데요?

     

    물론 그렇죠. 참, 그래서 저는 집이나 제 작업실에 장식용 수석을 하나씩은 뒀어요.

    노트북 화면만 보다가 잠깐이라도 수석을 보고 있으면 산에 올라 느꼈던 감정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더라고요.

     

    Q) 작가님 학교 동창이라는 아이럽영맨 작가님이 김교수님은 굉장히 규칙적인 생활을 한다고 하더라고요.

    아마 왕성한 작품 활동의 근간이라고 생각되는데, 작가님 건강 상태는 어떤가요? 사실 지금 안색이 별로 좋지 않으셔서 사담으로 여쭙습니다.

     

    아, 다크서클이 짙죠? 제가 불면증이 있거든요. 제 친구 유작가도 그렇게 맑은 공기 쐬고 다니면서 왜 잠도 제대로 못자서 수면제에 의지하냐고 빈정대는데, 할 말이 없더라고요. 하지만 그럴수록 더 신경 써야 한다고 생각해서 요즘은 매일 토마토 주스도 갈아서 마시고 다녀요. 점심에 토마토주스를 마시면 참 좋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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